어머니는 인내하셨다.
한동안 부모로 물려받은 것들을 생각할 때가 있었다. 재산, 가르침, 성격, 유전자 등등 사람은 부모로부터 여러 가지를 물려받는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말이다. 내가 물려받은 것들 중에 하나가 인내심이라 생각된다. 내 인내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느리지만, 포기 않고, 참으며 이어 나가는 건 아마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으리라 추측된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인내는 미련할 정도로 대단했다. 젊은 나이에 남편으로부터 배신을 당해도, 시어머니로부터 모함을 당해도,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 인내하고, 인내했다. 젊은 나이에 돌아서서,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도 말이다. 그런 어머니는 인내하셨다. 그 미련할 정도로 어머니는 인내하셨고, 그것은 그에게 독이 되어 돌아왔다.
2022.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