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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엔 얼음이 있다.
아주 시리도록 차가워, 우리 마음에 고통을 주는 얼음이 있다.
어릴 적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얼음은 아직도 무섭게 차갑다.
삶이 고단하다 느껴질 때 그 얼음이란 녀석은 더 차갑고, 두꺼워진다.
얼음이 두꺼워졌다고 얼음 표면에선 깨보지 않는 이상 그 두께를 가늠할 수 없고,
어느 이상 두꺼워지면 얼음 깨기도 불가능해진다. 빙산처럼.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마음속 얼음들이 있다.
어릴 적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얼음이 있다.
크기가 꽤나 될 것 같다.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보모님은 별거를 하셨다.
나와 동생은 어머니 손에 자랐다.
그 젊은 나이에 홀로 우리를 키워야 했던 어머닌 아주 힘드셨을 것이다.
많이 힘드셨는지 나와 동생을 안방으로 불렀고,
방바닥에 앉은 어머니는 나와 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한참을 펑펑 우셨다.
어린 나와 동생을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했다.
"우리 셋다 죽자"
어머니가 우시다가 하신 말씀이었다.
나와 동생은 그제야 울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우리가 잘할게요."
"제가 더 말 잘 듣고, 동생이랑 안 싸울게요."
그렇게 셋이 방에 둘러앉아 한참을 펑펑 울었다.
살다가 힘든일이 생길 때면 이 얼음이 문득 생각난다.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속 얼음들을 가늠해 본다.
남편의 부재에 따른 삶의 고단함, 불안한 미래, 지켜줘야 할 자식들
살아가는게 즐거움이 아니라, 인생은 일이 였을테다.
어머니 마음속 얼음의 두께는 얼마나 될까?
내가 어머니 마음속에 넣어둔 얼음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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