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전 유퀴즈를 봤다.
스님, 목사님, 신부님, 포레스텔라와 조규성이 나왔다.
스님, 목사님, 신부님 이렇게 세분이 나오셨고.
포레스텔라가 나와 보헤미안 랩소디를 불렀는데
그 오밤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게 따라 불렀다.
잠잘 시간이 되어 조규성은 다음으로 미뤄두었다.
남자가 봐도 멋진 사람을 안 보고 자다니ㅎㅎ
스님이 얘기를 시작하시고 얼마 안 되어 아내가 그랬다.
"어머님이랑 말씀하시는 게 비슷하시다."
생각지도 못한걸 아내는 알아차렸다.
정말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님과 신부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이런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머니는 언젠가 스님이 될뻔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었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다 버리고, 머리 깎고 스님이 되고자 산으로 올라갈 생각을 했었다고,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만류에 스님 되기를 그만두었다고 하셨다.
참 다행이다. 내가 큰 자가 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또 언젠가는 내가 신부님으로 길러질 수 있었던 얘기도 해주셨다.
어머닌 젊었을 때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어릴 적 내가 봐도 어머닌 열심히셨다.
어머니는 잠자리 들기 전 기도도 하시고,
성경을 읽으시다 주무시고,
머리맡에 성경을 두고 주무셨고,
자다가 깨서도 읽으셨고,
새벽 일찍 일어나 기도도 하시고, 성경을 읽으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머닌 힘든 삶을 인내하시느라
기도와 성경에 의지를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어머니가 나를 임신하시고 이런 결심을 하셨다 한다.
"큰 자가 태어나면 신부님으로 길러야겠다."라고
그렇게 결심을 하셨지만, 그 결심은 내가 태어나 얼마 안 있어
어머니 본인의 욕심이란 것을 깨닫고,
그 결심은 그만두셨다고 하셨다.
유퀴즈의 스님, 목사님, 신부님을 보고 나니
어머니의 이야기가 생각났고,
어머니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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