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자5 자신감을 높이고 싶다면 이렇게 목표달성을 했다. 올해 안에 책 10권 읽기!!! "겨우 1년에 책 10권 읽기?" 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무척이나 싫어하던 내겐 올해 가장 큰 목표였다.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 보단, 어떤 책들을 읽었냐 보단, 목표달성과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올 초 아주 작은 목표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어나 세수, 양치질, 따뜻한 물 마시기, 아침 준비, 영양제 먹기. 코웃음 칠 정도로 아주 쉬운 목표들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난 그것 보다 더 많은 것을 하는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나보다 더 멋진 사람이다.) 이런 조그마한 목표들을 달성함으로써 자신감이 커졌다. 별거 아닐것 같지만 사실이다. 아주 작은 목표달성들이 크진 않아도 작은 성취감을 안겨준다. 아~오늘도 내가 무엇인가를 이루.. 2022. 12. 24. 큰 자 다운 큰자 어머니는 나를 큰 자라 불렀고, 동생은 작은 자라 불렀다. 어머니가 우리를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건 집사람이 들어오고 나서다. "아가, 큰 자가 말이다, 작은 자를..." "큰 자. 작은 자 좀 불러봐라." "큰 자.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냐? 아가에게 잘하거라." 이때부터 나와 동생을 더 이상 자식이 아니, 성숙한 어른으로 대우를 해주셨을 것이고, 그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라는 뜻에 그리 하셨을 것이다.. 어머니의 성격을 본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는 도리라 생각하셨을 것이 분명하다. 그 많은 시간의 학창 시절 중 수업 시간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라 하시며 칠판에 '~다운"이라고 쓰셨다 그 국어 시간의 선생님의 글씨와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 상황.. 2022. 12. 22. 우리 마음속엔 얼음이 있다. 우리 마음속엔 얼음이 있다. 아주 시리도록 차가워, 우리 마음에 고통을 주는 얼음이 있다. 어릴 적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얼음은 아직도 무섭게 차갑다. 삶이 고단하다 느껴질 때 그 얼음이란 녀석은 더 차갑고, 두꺼워진다. 얼음이 두꺼워졌다고 얼음 표면에선 깨보지 않는 이상 그 두께를 가늠할 수 없고, 어느 이상 두꺼워지면 얼음 깨기도 불가능해진다. 빙산처럼.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마음속 얼음들이 있다. 어릴 적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얼음이 있다. 크기가 꽤나 될 것 같다.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보모님은 별거를 하셨다. 나와 동생은 어머니 손에 자랐다. 그 젊은 나이에 홀로 우리를 키워야 했던 어머닌 아주 힘드셨을 것이다. 많이 힘드셨는지 나와 동생을 안방으로 불렀고, 방바닥에 앉은 어머니는 나와 동생의 어깨.. 2022. 12. 21. 얼마가 필요하니? 약 20년 전 약 20년 만에 아버지란 사람을 만났다. 처음 만나한다는 얘기가 "얼마가 필요하니?"였다. 어머닌 어떠니? 동생은 어떻게 잘 컸니? 그동안 잘 지냈니도 아니고 "얼마 필요하니?"였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기억하고, 부모는 자식들에게 잘해준 것을 기억을 한다고 한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고, 부모는 자식에게 "이해해라"는 말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는 이 이유로 인해 좁혀지기 힘들고, 부모와 자식이 만나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보통 여기서 시작된다. 이런 경우들이 발생한다면, 자주 발생한다면, 부모와 또는 자식과 거리를 두는 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일 것이다. "얼마가 필요하니?"라는 말을 들은 후로 아버지란 사람.. 2022. 12. 17. 설마 잊혀지지 않겠지? 어느 쾌청한 날씨. 앞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어느 정자였던 거 같다. 어머니가 앉아 계셨고, 그 옆에는 외할아버지 도계셨다. 두 분 모두 아무 말도 없으셨다. 하지만 행복하고, 온화한 표정이었다. 외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들고 계신 새 하얀 잔에 막걸리 한잔을 따라 주셨다. 어머니가 외할아버지가 따라준 막걸리를 시원하게 드신다. 어머니가 술을 드시는 모습은 처음이다. 그다음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얼음이 반 정도 담긴 잔을 건네시고, 막걸리를 따라주신다. 어머니에게 처음 받아보는 술이다.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나를 보고 씩 웃으셨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소리 내어 울 수 없었다. 흐르는 눈물방울들은 눈꼬리를 따라, 귀를 지나, 머릿속으로 들어가 베개로 스며들었다. 베갯.. 2022. 12. 13. 이전 1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