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이 보던 드라마들을 요즘은 많이 줄였다. 내 시간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제목의 드라마를 알게 되었는데, 처음엔 제목이 뭐 이래? 했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라는 드라마다. 한석규 님과 김서형 님이 출연을 했다. 한석규 님의 온화한 미소와 그가 주는 따스한 말투가 이 드라마를 잘 표현하고 있었고, 가냘픈 듯, 강인함을 가진듯한 김서형 님도 역할에 아주 잘 어울렸다. 그 강인함도 병마에는 어쩔 수 없다는 사실에 잘 어울렸다고 할 수 있다.
이혼 아내가 암에 걸리고, 그 아내가 남편을 소환하고, 그 남편은 그 아내를 위해 건강한 요리를 하고, 어색한 아들과 친해지며 가족의 의미를 알아가는 가슴이 따뜻하면서도, 먹먹해지는 드라마이다.
총 12부작인데 나는 11부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자신이 없다. 드라마를 보며, 영화를 보며 울어본 적이 없는 나지만 보는 중간, 중간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었고 꾹꾹 참아가며 보기도 했고, 12부에선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짐작이 가기에 그냥 오픈 엔딩으로, 해피 엔딩으로 가슴 한편에 남겨 놓고 싶다.
문득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생각이 나는 날 그땐 아마도 울고 싶은 날일테니 그때 12부를 보는 걸로 하겠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로 인문학자 강창래 님이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하며 쓴 메모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추운 요즘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보고 싶다면, 매운맛에 눈가를 촉촉이 적시고 싶다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보길 권한다.
'큰 자 다운 큰 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다보면 수 많은 변수가 생긴다. (11) | 2023.01.31 |
---|---|
그날이 안 올것처럼 산다는건 젊음이다. (21) | 2023.01.17 |
지금은 그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거야 (28) | 2023.01.09 |
기일은 생일을 지운다. (31) | 2023.01.04 |
어머니는 스님이, 큰 자는 신부님이 (30)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