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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거야

by 큰자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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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쇠약해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그 마음의 준비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꿈을 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아주 멀리 떠나셨다.

22.12.13 - [현재에 큰 자] - 설마 잊히지 않겠지?

 

설마 잊혀지지 않겠지?

어느 쾌청한 날씨. 앞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어느 정자였던 거 같다. 어머니가 앉아 계셨고, 그 옆에는 외할아버지 도계셨다. 두 분 모두 아무 말도 없으셨다. 하지만 행복하고, 온화한 표정

bigboy-dontcry.tistory.com

 

한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세상을 탓하진 않았다.

꼬맹이였을 때,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그동안 신나게 놀던 사촌들과  울며 불며 헤어지던 내게

어머니께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간은 만나면 언젠가 헤어져,

그 시간이 빨리 오느냐, 천천히 오느냐일 뿐이야."

"지금은 그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거야"

 

그 말은 내 뇌리에 박혀 버렸고, 그 후로 잘 놀던 사촌들과의 헤어짐에 더 이상의 울음은 없었다.

그 후로 사람과 헤어짐 속에는 그 말이 내 맘속에 나타났지만

어머니와의 헤어짐의 깊이는 다른 헤어짐과는 사뭇 달랐다.

어머니와의 헤어질 시간이 너무 빨리 왔다.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꿈에 나타나셨다.

웃음은 없고, 힘들고, 슬픈 모습이셨다.

어머닌 내게 작은 방에 가보라고,

작은 방에 있는 게 네 몫이니 가져가라고 하셨다.

난 작은 방으로 가봤고, 방바닥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려 돌아서니

어머닌 이미 사라지고 안 계셨다.

난 어머니를 부르며 잠에서 깨어났고, 

한참을 흐느껴 울다 그렇게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잠에서 깨어 작은 방바닥 위에 있던 것이 무엇일까? 하며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살아생전 아들들에게 못 했다고 항상 미안하다 하셨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러셨던 걸까?

그로 인해 어머니를 원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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