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자 다운 큰 자20 얼마가 필요하니? 약 20년 전 약 20년 만에 아버지란 사람을 만났다. 처음 만나한다는 얘기가 "얼마가 필요하니?"였다. 어머닌 어떠니? 동생은 어떻게 잘 컸니? 그동안 잘 지냈니도 아니고 "얼마 필요하니?"였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기억하고, 부모는 자식들에게 잘해준 것을 기억을 한다고 한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고, 부모는 자식에게 "이해해라"는 말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는 이 이유로 인해 좁혀지기 힘들고, 부모와 자식이 만나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보통 여기서 시작된다. 이런 경우들이 발생한다면, 자주 발생한다면, 부모와 또는 자식과 거리를 두는 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일 것이다. "얼마가 필요하니?"라는 말을 들은 후로 아버지란 사람.. 2022. 12. 17. 설마 잊혀지지 않겠지? 어느 쾌청한 날씨. 앞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어느 정자였던 거 같다. 어머니가 앉아 계셨고, 그 옆에는 외할아버지 도계셨다. 두 분 모두 아무 말도 없으셨다. 하지만 행복하고, 온화한 표정이었다. 외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들고 계신 새 하얀 잔에 막걸리 한잔을 따라 주셨다. 어머니가 외할아버지가 따라준 막걸리를 시원하게 드신다. 어머니가 술을 드시는 모습은 처음이다. 그다음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얼음이 반 정도 담긴 잔을 건네시고, 막걸리를 따라주신다. 어머니에게 처음 받아보는 술이다.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나를 보고 씩 웃으셨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소리 내어 울 수 없었다. 흐르는 눈물방울들은 눈꼬리를 따라, 귀를 지나, 머릿속으로 들어가 베개로 스며들었다. 베갯.. 2022. 12. 13. 이전 1 2 3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