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1 설마 잊혀지지 않겠지? 어느 쾌청한 날씨. 앞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어느 정자였던 거 같다. 어머니가 앉아 계셨고, 그 옆에는 외할아버지 도계셨다. 두 분 모두 아무 말도 없으셨다. 하지만 행복하고, 온화한 표정이었다. 외할아버지는 어머니가 들고 계신 새 하얀 잔에 막걸리 한잔을 따라 주셨다. 어머니가 외할아버지가 따라준 막걸리를 시원하게 드신다. 어머니가 술을 드시는 모습은 처음이다. 그다음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얼음이 반 정도 담긴 잔을 건네시고, 막걸리를 따라주신다. 어머니에게 처음 받아보는 술이다.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나를 보고 씩 웃으셨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소리 내어 울 수 없었다. 흐르는 눈물방울들은 눈꼬리를 따라, 귀를 지나, 머릿속으로 들어가 베개로 스며들었다. 베갯.. 2022. 12. 13. 이전 1 다음 320x100